[2026년 9월 조달인사이트] 무중단 정부와 메모리 대란 사이— 하반기 공공 IT인프라 조달시장을 관통하는 다섯 개의 축
무중단 정부와 메모리 대란 사이
— 하반기 공공 IT인프라 조달시장을 관통하는 다섯 개의 축

9월은 공공 조달 실무자들에게 유독 무거운 달입니다. 2025년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709개 정부 정보시스템이 동시에 멈춰선 그 사건의 1주기가 이달 안에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점에 조달청은 2025년 공공조달 계약 규모가 238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지방주도·혁신중심으로 조달 제도의 근간을 다시 짜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뒤흔든 이른바 '메모리 대란'까지 겹치면서, 서버·스토리지·백업·보안소프트웨어를 다루는 IT인프라 조달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하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이웍스 디지털인프라사업본부 공공&조달솔루션팀이 20년 가까이 조달시장 현장을 지켜온 시각에서, 이 흐름을 다섯 개의 축으로 정리해드립니다.
한눈에 보는 이번 달 조달 인사이트
• DR(재해복구) 이중화 예산 2120억원 집행 본격화 — SAN·스토리지·백업 인프라 특수 예상
• 2025년 공공조달 238조5000억원 역대 최대, 조달청은 지방주도·혁신중심 체제로 전환 착수
• DRAM·낸드 가격 폭등으로 서버·스토리지 구축비용 최대 25% 상승 — 예정가격 산정·단가 방어 이슈 부상
• 국산 NPU(리벨리온·딥엑스) 혁신제품 지정, 수의계약 트랙으로 AI 서버·스토리지 조달의 새 진입로 열림
1. '무중단 정부'의 원년 — DR 이중화가 SAN·스토리지·백업 시장에 새기는 특수
1주기를 앞둔 국정자원 대전센터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정보시스템 아키텍처의 근본 가정을 무너뜨린 사건이었습니다. 대전센터 693개 시스템은 그해 11월 중순 복구를 마쳤고, 나머지 시스템은 대구센터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로 이전하며 그해 연말 709개 전체 복구가 완료됐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얻은 진짜 교훈은 복구 속도가 아니라 '왜 재해복구 체계가 애초에 작동하지 않았는가'였습니다.
이 반성은 올해 상반기부터 구체적인 예산과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국정자원 재해복구시스템(DR)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에 착수하며, 주민등록시스템·디브레인·안전디딤돌 등 13개 핵심 정보시스템에 이중운영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총 2120억원 규모의 2026년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액티브-액티브·액티브-스탠바이 방식 DR을 40개 시스템에, DR 구축을 위한 ISP를 70개 시스템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시스템은 국가 핵심(A1)부터 국민·행정 일반(A4)까지 가용성 기준으로 4단계로 분류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이중화 수준과 투자 규모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이 흐름이 IT인프라 조달업계에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중운영체계란 곧 스토리지 레벨의 동기·비동기 복제, 그리고 그 복제 트래픽을 무손실로 실어 나르는 SAN 패브릭의 이중화를 뜻합니다. 서버-SAN-스토리지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3-Tier 구조가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와 하이퍼컨버지드 아키텍처의 부상 속에서도 여전히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의 표준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웍스는 이런 시장 신호를 반영해 최신 Cisco MDS 9132T·9148T 시리즈 SAN 스위치 6종 라인업을 나라장터에 경쟁력 있는 단가로 갱신 등록을 완료했으며, 한국IBM의 FlashSystem·LTO 조달 비즈니스 공식 파트너로도 선정돼 스토리지 이중화부터 장기 아카이빙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대응 체계를 갖췄습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지점은 이중화가 재해복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근 랜섬웨어 공격은 파일을 암호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백업 데이터 자체를 노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상 계정 권한으로 위장해 침투한 뒤 백업 이력을 삭제하거나 복구 직후 재감염시키는 사례가 보안업계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면서, 수정·삭제가 불가능한 이뮤터블 백업(Immutable Backup)과 오프라인 사본, 관리자 계정의 다중요소 인증이 사실상 표준 요구사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이웍스가 아이엑스엠(IXM) 서버 도입 고객에게 2차 인증 솔루션 '바로팜(BaroPAM)'을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최근 진행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요구를 조기에 반영한 결과입니다.
2. 238조5000억 조달시장의 재설계 — 지방주도·혁신중심 개편이 인프라 벤더에 남기는 숙제
지난해 국내 공공조달 계약 규모는 238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 방대한 공공구매력을 중앙정부가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경제와 혁신기업 성장의 지렛대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열린 하반기 조달부서장회의에서는 AI 전략산업 전용 입찰 트랙, 지방기업 전용몰, 규격 알박기 방지 등이 하반기 중점 과제로 제시됐고, 페이퍼컴퍼니 차단을 위한 입찰자격 전수조사가 모든 공사로 확대됩니다.
인프라 벤더 입장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지방정부의 조달 자율성 확대입니다. 조달청은 올해 1월 2일부터 경기도와 전북을 대상으로, 전기·전자제품에 한해 조달청 단가계약(MAS 포함) 물품의 의무구매를 폐지하고 지자체가 직접구매를 할 수 있도록 시범 시행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서버·스토리지·백업 장비·네트워크 장비는 모두 이 전기·전자제품 분류에 포함되므로, 해당 지역 수요기관은 나라장터 MAS 계약 틀 밖에서도 발주가 가능해진 셈입니다. 조달청은 이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한 뒤 2027년부터 전국 지방정부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기존 MAS 등록 대기업·벤더 중심 구도에서 벗어나 지역 파트너사가 지자체와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창구가 넓어진다는 점은 기회지만, 동시에 나라장터 낙찰단가 체계 밖에서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어 단가 방어 논리가 흔들릴 가능성도 함께 열려 있습니다.
제도 측면에서는 더 근본적인 변화도 예고돼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 R&D로 개발에 성공한 전략기술을 별도 경쟁입찰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계약 트랙 등을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이달 국회에 발의할 예정입니다. 현행 낙찰자 결정 방식에 한정된 조달 샌드박스 특례 범위도 계약 체결·이행, 대금 지급, 계약 변경, 지체상금까지 넓어져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 아래 2년간 시범 운영됩니다. 창원 본사를 중심으로 대구지사까지 전국 조달망을 갖춘 아이웍스 입장에서, 이런 지방분권형·혁신중심형 제도 재편은 관내 공공기관 인프라 담당자와의 사전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MAS 채널을 병행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3. 메모리 대란이라는 돌발 변수 — 예정가격의 시차와 조달 전략의 재편
올해 IT인프라 조달 현장에서 예산 담당자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변수는 정책이 아니라 반도체 시장 그 자체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D램·낸드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한 이후, 시장조사업체들은 이 상승세가 2026년까지 이어지며 AI 서버 구축비용을 최대 25%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일부 기관은 2026년 서버향 DRAM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144%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시했고,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58~63%, 낸드 계약가격이 70~75% 뛸 것으로 봤습니다. AI 가속기용 HBM 생산에 일반 D램보다 훨씬 많은 웨이퍼가 투입되면서 메모리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이 통째로 재배치된 결과입니다.
이 메모리 대란은 공공조달 실무에서 매우 실질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나라장터 다수공급자계약과 단가계약은 일정 주기로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구조인데, 반도체 가격이 분기 단위로 급변하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계약 시점의 견적가와 실제 조달 시점의 시장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벤더 입장에서는 낙찰가를 낮게 방어하면서도 실제 부품 조달 원가 상승을 흡수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고, 수요기관 입장에서는 배정된 예산으로 계획했던 사양의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이 조달 부서에 HBM·DDR5를 중심으로 다년 공급 계약으로의 전환을 권고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이런 국면에서 아이웍스가 취한 대응은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Cisco MDS SAN 스위치·아이엑스엠(IXM) 서버 등 핵심 조달 품목의 나라장터 등록을 선제적으로 갱신해 경쟁력 있는 단가를 최대한 오래 방어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x86 서버 가격이 급등한 국면에서 IBM Power11 기반의 L2U(Linux-to-Unix) 아키텍처 전환처럼 대안적인 코어 인프라 설계를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후자는 그간 U2L(Unix-to-Linux) 전환이 대세로 여겨지던 흐름 자체를 재검토하게 만드는 상당히 이례적인 시장 신호로, 메모리·반도체 원가 구조가 인프라 아키텍처 선택 기준 자체를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4. 국산 AI반도체의 제도적 부상 — 혁신제품 트랙이 여는 서버·스토리지 조달의 새 좌표
메모리 대란과 별개로, 공공 AI 인프라 조달에서는 국산화라는 또 다른 축이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리벨리온과 딥엑스의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제품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나란히 지정되면서, 외산 GPU에 의존해온 공공 AI 인프라에 국산 NPU가 제도적 진입로를 확보했습니다.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은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도입할 수 있어 조달 소요 기간이 통상 60일에서 10일 이하로 단축됩니다. 해당 제품들은 조달청이 올해 839억원 규모로 운영하는 혁신제품 시범구매사업 대상에 포함되며, 혁신장터 전용몰에 등록돼 최대 6년까지 계약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은 서버·스토리지 조달업계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습니다. NPU 기반 서버는 기존 GPU 서버와 전력·냉각·랙 설계 기준이 다르고, 저장해야 할 학습·추론 데이터의 특성상 스토리지 대역폭과 백업 정책도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에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설계와 제조가 국가·기업 간에 분산돼 있다 보니, '국내기업 생산 반도체'를 어디까지 우선구매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도 병행되고 있어, 국가안보 관련 인프라를 중심으로 우선구매 법제화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아이웍스가 오랫동안 쌓아온 Cisco·IBM·이니텍 등 데이터센터 풀스택 파트너십은 이런 이기종 아키텍처 전환기에 고객사가 GPU·NPU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SAN·스토리지·보안 계층에서 흔들림 없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 같은 전환기에 더 큰 경쟁력으로 작동합니다.
5. 20년 조달 현장의 시선 — 2026년 하반기, 인프라 파트너가 갖춰야 할 체크리스트
지금까지 짚은 네 가지 축 — DR 이중화 특수, 조달제도의 지방분권·혁신 전환, 메모리 대란, 국산 AI반도체의 제도적 부상 — 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바로 '안정성'과 '효율성'이라는, 언뜻 상충하는 두 가치를 공공기관이 동시에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재난에도 끊기지 않는 시스템을 원하면서도 폭등한 하드웨어 원가 안에서 예산을 맞춰야 하고, 지방정부는 더 빠르고 유연한 조달을 원하면서도 기존 낙찰단가 체계가 주던 가격 방어막은 유지되길 바랍니다. 이 모순을 조율하는 역할이 결국 서버·스토리지·백업·보안소프트웨어를 다루는 IT인프라 조달 파트너의 몫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 20년 가까이 이 시장을 지켜본 저희 팀의 결론입니다.
그래서 아이웍스 공공&조달솔루션팀은 하반기 이후 파트너사와 고객사에 다음 네 가지를 우선 점검해보시길 제안합니다.
• DR·이중화 예산 편성 시점 선점: 2120억원 규모 DR 구축사업과 시스템 등급(A1~A4)별 투자 로드맵이 구체화되는 지금이, SAN 이중 패브릭·스토리지 복제 구성을 사전 설계하고 나라장터 등록 규격을 정비할 최적의 시점입니다.
• 가격 변동성에 대한 계약 유연성 확보: 메모리 가격 급변기에는 단년도 최저가 낙찰 구조보다, 다년 계약이나 분할 발주를 통해 원가 변동 리스크를 분산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합니다.
• 지방정부 직접구매 대응 체계 조기 정비: 2027년 전국 확대를 앞두고, 견적서·규격서·실적 증빙 체계를 지금부터 갖춰두면 구조 전환기의 선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이기종 아키텍처 대응력 강화: GPU·NPU, x86·Power 등 선택지가 다변화되는 국면에서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SAN·스토리지·보안 계층의 유연성이 곧 경쟁력입니다.
9월 26일이라는 날짜가 상징하듯, 올해 하반기 공공 IT인프라 조달시장은 '안정성 결핍'이 만든 위기의식 위에서 다시 짜여지고 있습니다. 아이웍스 디지털인프라사업본부 공공&조달솔루션팀은 Cisco·IBM·Lenovo·Commvault·INITECH 등 주요 벤더의 조달 비즈니스를 직접생산 제품까지 아울러 대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고객사와 파트너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을 계속해서 짚어드리겠습니다.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조달 전략 문의는 아이웍스 디지털인프라사업본부(di@iworks.kr)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238조 공공조달, '지방·혁신'으로 돌린다 — The Korea Post
· 하반기 나라장터 달라진다…입찰 전수조사·AI 전용트랙·지방전용몰 순차 시행 — 조달경제신문
· 238조 조달시장에 '혁신 트랙'…정부 R&D 성공 땐 재입찰 없이 구매 — 아주경제
· 재난에도 행정서비스 '무중단'…행안부, 공공 DR 구축 시동 — ZDNet Korea
· 2120억 DR 수주전 본격화…공공 재해복구 사업 하반기 착수 — 디지털데일리
· 국정자원 화재, 7주만 복구 완료…후속조치·DR 대책 마련에 주력 — 전자신문
· 삼성전자 D램 가격 대폭 인상에…AI 서버 구축 비용도 25% 뛴다 — CIO Korea
· '국산 AI 반도체' 리벨리온-딥엑스, 공공기관 수의계약·조달 채널 확보 — ZDNet Korea
· 리벨리온, 과기정통부 혁신제품 지정으로 국산 NPU 공공 조달 공식화 — 와우테일
· 계속 진화하는 랜섬웨어…데이터 유출·백업 무력화에 AI까지 — 바이라인네트워크
아이웍스 디지털인프라사업본부 공공&조달솔루션팀
유명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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